여주와 그의 위태로운 퇴폐의 순간

2017. 2. 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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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와 그의 위태로운 퇴폐의 순간




 



1. 에즈라 밀러



 그의 눈이 나를 바라볼 때면 나는 늘 나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지. 오묘하게 내리깐 시선, 마치 희롱하는 듯 비웃는 그의 입꼬리는 항상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해줄 듯, 말하지 않는다.




 - 넌 항상 그런 얼굴로 내 입술을 끌어들이지.



 웃음을 야금야금 집어삼키는 그가 허리를 굽혔다. 눈 앞에 드러난 얼굴에 놀랄 새도 없이 숨을 들이마시자,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다가섰던 그가 고개를 흔들었다.





 - 이번엔 니가 먼저 해봐.


 - 키스.





2. 킬리언 머피



 스트릿 클럽은 최전선이었다. 약쟁이 남편에게서 겨우 도망쳐 나온 곳에서 닿을 수 있는 낙원 아닌 낙원. 그곳의 손님들은 우호적이었고, 나는 그들에게 하룻밤의 유희거리였다. 킬리언은 그 중 가장 유별난 남자였는데, 늘 같은 자리에 앉아 애틋하고 육욕적인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 그동안 지켜봤는데, 아가씨.



 살짝 감기는 눈이 입술을 열었다. 춤을 추는 척,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 나와 함께 춤 출 생각은 없어?


 - 물론,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말야.



 테이블 위에 올려진 담배를 베어무는 그가 등을 기대 앉아 먹이는 훑어보는 맹수처럼 눈을 치켜 뜬다. 춤? 스트리퍼라도 꿈꾸는 모양이죠? 배배꼬인 말투에 그가 웃는다.



 - 아니, 내 집에서 말이야.





 - 당신이 날 위해 허리로 얼마나 아름다운 유연한 웨이브를 보여줄 수 있는지 봐야겠는 걸. 





3. 유아인



 그는 흔히 말해 예술가였다. 더 정확히 세분화 하자면 화가라고 할까, 행위 예술가라고 할까. 늘 영민하고 예민했던 그는 작업을 할 때면 스스로를 가둬놓고 극한에 밀어넣었다. 그의 작업이 절정에 이를 때 쯤, 별안간 나를 찾아온 그가 한참동안이나 나를 올려다본다.




 - 그래, 내가 만들고 싶었던건 항상 완만하면서 굴곡있는 생생한 아름다움이지.


 - 마치 너처럼.



 무언가 고민하는 듯한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온다. 살짝 움찔거리는 몸이 뒷걸음질 치기 무섭게 내 어깨를 쥔 그가 은근하게 살결을 문질렀다.





- 이미 만들어진 예술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해봐도 돼?





4. 이제훈



 반전은 늘 사람의 혼을 흐트려놓는다. 순하고 양순해보이는 그의 취향이 하드코어에 가깝다고 한다면, 아무도 믿지 않으리라. 허나 그는 언제나 평범하고 로맨틱한 사랑보다 독하고 깊은 사랑을 추구했다.





 - 내가 몇번을 말해요. 입지 말라니까. 그거.



 찌푸린 미간 아래로 새어나온 한숨이 발걸음을 몰고온다. 조심스럽게, 허나 배려심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다정하고 난폭한 손길이 천천히 옷을 벗겨내린다.



 - 훨씬 예뻐. 벗은 게.





- 그러니까 입지마. 이쪽이 더 깨물고 싶으니까.





5. 김우빈



 어쩌면 나는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집착하듯 옆에 놔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에게 매달리고, 그는 숨막히는 집착에 지쳐 인사치레를 하는 것처럼 내게 이별을 고한다. 어김없는 이별선언, 싫은데, 얄밉게 웃어보인 말투에 그가 화를 참는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 그래, 이별인데 내가 이별선물 하나 없이 간다. 그치.



 대뜸 침대 위로 나를 밀어놓은 그가 다소 급하게 셔츠를 벗으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제 그만하자. 난 너 지겨워 죽겠으니까. 엉망으로 구겨진 셔츠가 침대 바닥으로 떨어진다.



 - 존나 잊지못할 화려한 이별선물 드릴게. 





 - 벗어. 찢기 전에.




6. 박보검



 넥타이를 메지 못하겠다며 거실로 나온 그는 마치 아기같았다. 간밤의 화려했던 불같은 사랑은 이미 지난 일이어서 일까,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보니 나 또한 그를 따라 태연자약한 얼굴로 물었다.



 어제는 어땠어? 밤에.


 - 밤?





 - 아, 뭐 그런 걸 물어. 부끄럽게.



 뾰로통하니 튀어나온 입술이 움찔움찔댄다. 별로였구나? 공연히 놀리는 어투로 묻자 금세 날카롭게 변한 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 궁금해? 


 - 근데, 여주야.





 - 난 한번가지고 잘 모르겠는데? 더 해?







 옛날부터 한결같은 에즈라 사랑꾼*ㅅ*

김우빈은 왜 매번 저런 캐릭터로 나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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