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를 갈구하는 수인 고르기 : 피스톨즈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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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를 갈구하는 수인 고르기 : 피스톨즈 ver.
피스톨즈 세계관이란? : 인구의 대부분이 원인 (원숭이 인간) 으로 혼현 또는 반류를 듣도, 보도 못 하고 자라난다. 반류의 종류는 인어(매우 희귀), 악어, 고양이, 뱀, 곰, 개로 나뉘며 혼현은 반류 안에 들어있는 동물의 혼이다.
머메이드 : 인어 / 서강준
강준이 인어라는 것을 알게된 이후, 여주의 행동에는 제약이 생겼다. 바다 속 물보라와 닮은 네가 좋다는 그의 마음에 대한 애정과 받아들일 수 없는 종의 격차 때문이었다. 한창 우울감에 빠진 여주를 가만히 내려다보던 강준이 여주의 머리칼을 정돈해주며 나즈막히 목소리를 냈다.
- 원래 모든 인어의 결말은 물거품이야.
언젠가 보여주었던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글자가 닳도록 읽었던 강준이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한다. 미안해. 짧은사과에 강준이 고개를 젓는다.
- 괜찮아, 되게 잘어울린다고 생각해. 나랑 짝사랑이랑.
- 널 사랑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이누지닌 : 개 / 박성웅
경찰 제복을 벗은 그는 제법 조폭의 느낌도 나는 듯 했다. 여주의 비번일, 굳이 집까지 찾아간 그는 가슴 한 가운데 깊게 패인 자상과도 같은 것을 내보였다. 흠짓한 여주가 상처를 이리저리 훑어보자 그가 여주의 손을 움켜쥔다.
- 짐승이 할퀴는 상처라는게 말이다, 이렇게 깊은 법이거든.
여주의 손목을 훑어내리는 손톱에 날이섰다했더니 짐승의 그것과도 같은 발톱이 핏줄을 꾹 누르고 있었다.
- 근데 나는 괜찮은데 말이에요. 원인은 죽어요. 이 상처에.
날선 손톱이 턱선을 만지작 거린다.
- 개는 참을성이 없어. 그러니까 그만하고 받아주지.
미즈치 : 악어 / 김우빈
클럽 정중앙에 앉아있던 우빈의 눈이 순간 번뜩인다. 살짝 벌어진 입술 틈사이로 언뜻 비치는 날카로운 이빨이 그 모습에 놀라기도 전에 금세 자취를 감췄다.
- 뭍 밖으로 올라와서 재미 좀 보고 갈까 했더니.
당황한 여주의 뒤통수를 끌어오는 우빈이 귓불을 깨물었다.
- 온통 물고 싶은 것 투성이라 못 가겠네.
네코마타 : 고양이 / 강동원
처음보는 사람임에도 꽤 낯이 익는다했더니 오며가며 본 도둑고양이를 쏙 빼다 박은 남자였다. 어찌 이런 남자가 길고양이를 닮았을까. 신기해서 저도 모르게 넋놓고 보는 여주를 오묘하게 보는 남자가 손을 들었다.
- 안녕. 여주야.
불쑥 튀어나온 제 이름에 여주가 놀라자, 남자가 여주의 어깨에 부비듯 머리를 내려놓았다.
- 이제 약속지켜.
갈색빛 홍채가 별빛을 도란도란 박아넣은 듯 온통 새푸르게 빛난다.
- 데리고 살겠다는 약속, 지킬거지?
쿠마카시 : 곰 / 하정우
그는 곰처럼 우둔해보였지만 어딘가 날카로운 구석이 있었다. 곰이 멍청하다는 것은 인간이나 하는 우매한 생각이다. 그도 그럴것이 곰의 형상을 한 반쪽짜리 곰인간인 그는 더한 사람이었다.
- 사냥꾼의 딸인 네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싫었어.
반 걸음 뒤로 물러난 여주가 떨리는 손을 뒤로 숨기자 눈썹뼈를 만지작 거리던 그가 눈을 맞췄다.
- 그래서 복수하기로 했지. 인간의 방식대로. 사랑에 빠진 척 연기하면서 너를 갖고 놀아야지.
길게 늘어지는 한숨 사이로 고뇌가 흘러나온다. 근데, 사랑에 빠진 척만 했으면 됐는데. 머뭇거리던 입술이 이내 우뚝 멈춰섰다가 입을 연다.
- 이젠 널 사랑하지 않는 척 하는게 내 연기야.
쟈노메 : 뱀 / GD
뱀은 교활하다. 놀라울정도로 교활해서, 다 알면서도 인간은 그 수에 넘어간다. 다 알면서도 선악과를 삼킨 아담처럼, 여주는 그의 말이 농짓거리과 교활함으로 점철된 것임을 알면서도 지용을 따라나섰다.
- 뱀은 온도에 민감해서 말이야.
뒷허리부터 파고드는 손은 글자 그대로 뱀의 손길이었다. 옆목에 입맞추는 입술 사이로 웃음소리와 함께 아직 달궈지지 않은 숨결이 빠져나왔다.
- 올려줘. 내 몸의 온도.
내가 썼지만 지디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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